October 03, 2005

오늘은 운동회!

드디어 운동회날!

어제 감기로 병원까지 다녀온 流는, 보육원 운동회에서 활약해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여느 때와 달리 어제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취침 시간은 밤 11:00.
그렇다... 流는 이보다 더 잠이 없을 수는 없는... 늦게 자는 것을 최고의 특기로 여기는 아이다.
보통, midnight을 넘기는 것을 생활신조로 하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다행이 어제 복용한 약과 조금 이른 취침이 효과가 있었는지 열이 많이 낮아졌다. 운동회에 가도 문제는 없을 듯!
(운동회 가는 건 '무리'라고 했던 의사선생님한테는 비밀이다!)
집에서 2분거리에 있는 보육원으로 출발.
9시에 운동회 시작!!!


流는 단포포반(올해 만3살이 되는 아이들)이다.
아래는, 단포포반의 입장을 앞두고 대기 중인 流


입장은 하고 있는데... 流야, 선생님을 안보고 어디를 보고 있느뇨... ...


流가 도전하는 종목은 사다리 장애물 지나기!

먼저 하고 있는 친구를 보며, "친구는 잘 하고 있나~?"


자기 차례가 다가오자, 마음을 다잡으며 "화이팅!"



영차! ... 낑 낑... 어때, 엄마? 잘 하고 있어?



무사히 사다리 장애물 건너기를 마치고,

"흠, 별거 아니네. 이런 거 쯤이야 누워서 떡먹기지 뭐."



마지막은 댄스!





이렇게 해서 10월1일은 행복한 운동회 날로 기억될 예정이었으나...
집에 오자마자 流는 '좁은 집에서 냅다 달리기'라는 또 하나의 장기에 푹 빠져 있다 그만...
넘어져서 입술이 찟어지고 말았던 것이다.

결국은 어제에 이어, 또 병원에 가야했다.

의사선생님 왈,

"운동회는 참가 안했죠?"

아빠 "그냥 구경만 했습니다."

이리하여, 거짓말의 역사가 또 하나 늘었다...

내일은 운동회!

내일(2005년 10월1일 토요일), 드디어 流 보육원의 운동회다!
자식 운동회 따라가는 '학부모'가 되고 말았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하는 부모의 비애는 아랑곳 하지 않고, 流는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다.

그러나...

流는 오늘, 감기에 걸리고 만 것이다.
체온이 38도가 넘어, 보육원에서 전화가 왔다.
병원에 직행. 流의 예상대로 주사를 맞지 않고(휴... 살았다.) 이런 저런 약들을 받아왔다.
의사 선생님 왈,

"운동회는 무리입니다."

아... 流의 부푼 꿈은 어떻게 될 것인가.


* 병원에서 원래는 천식환자가 사용하는 것이라며 기관지를 넓혀주는 스티커 같은 걸 주었다. 몸 아무데나 붙이면 기관지가 넓어져서 기침을 덜 하게 된다는 것. 그걸 붙이자마자 流의 기침이 확 줄었다. 오~ 신기한데?

Kandinsky

流 아빠는, 정작 자신은 그림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쥐뿔도 없으면서(!) 流의 시각감각을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도서관에서 무작정 화가의 화집을 대출해 와서, 流에게 보여주곤 한다. 물론, 아는 게 없으니 조용히 보여줄 뿐이다. 유명 화가의 그림 앞에서 流와 그의 아빠는 드디어 대등한 인간관계를 맺게 된다.

流 "아빠 이 그림 뭐야?"
아빠 "나도 모르것다?"

둘이 나누는 대화란 대부분 이런 류의 것이다... 아, 정말로 순수한 의미에서의 대등한 관계가 아닐 수 없다.

流 아빠가 빌려온 화집의 그림 중 流와 그의 부모가 인상적이었다고 느끼는 그림들을 앞으로 이곳에 올리고자 한다.

2005년 9월 말에 대출해 온 화집은 Kandinsky.

1903년 작 [青い騎士]



1907년 작 [色とりどりの生]

헬멧을 장만하다!

流가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건 작년 4월, 일본 아오모리에서 살게 되면서부터. 특히 작년 여름에는 아버지가 운전하는 자전거를 타고, 주말마다 바다(무쓰만)을 보러 가곤 했었다.

자전거를 이용한 이동경력이 1년이 넘었건만, 아직까지 流에게는 안전용 헬멧이 없었다. "속도내지 않으니 문제될 것 없다."는 아빠의 [안이한 안전의식 + 운전능력에 대한 만용]의 산물이었다...

허나, 하나의 주체로서 떳떳하게 자기주장을 할 수 있게 된 流가 드디어 자신의 몸을 위험으로부터 보호코자, 합리적이고 타당하기 그지 없는 요구를 했다.

"나도 헬멧 사줘!"

그렇다... 그냥 "헬멧 사줘"가 아니라, "나도 헬멧 사줘" 이다. 드디어 시작되고 말았다. 이제부터 이 "도"와 밑도 끝도 없이 대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앞날이 캄캄하지만, 그의 "도"가 붙는 첫번째 요구는 이치에 맞는 것이었기에, 流의 부모는 곧바로 그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색깔은 물론 流가 골랐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안전운전 합시다!